유럽 성당 벽에 걸린 아름다운 그림과 융단을 자세히 살펴보자. 동물이든 사람이든 모든 생명체는 위로 층층이 이어지는 평면에 위치하고 있다. 그들 모두가 삶의 사다리를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원근법이란 찾아볼 수 없다. 그것은 당시의 화가들이 원근법을 잘 표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때는 원근법이 의식의 일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수직으로 확고히 짜여진 조직 속에서 안전을 찾던 세계에서는 원근법이 거의 필요 없었다.
르네상스 초기의 미술에 원근법이 도입되면서 인간의 공간 개념에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 처음으로 '사람'의 시선이 위쪽의 하늘에서 부터 멀리의 '풍경'으로 옮아갔다. 원근법으로 사람들은 처음으로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 그것은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말한 "세상에 대한 각성"의 시발점이었다.
- <유러피언 드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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